33세 김선희
결혼 2년차 유부녀. 남편인 동진과는 5년 연애 후 결혼했다. 남편인 동진은 친구들을 만나기 좋아하는 호방한 성격에 술자리를 즐겨해 연애시절부터 선희를 데리고 많은 모임 및 술자리를 다녔다. 둘 다 성격이 불같긴 하지만, 또 결정적인 때 지는 쪽은 선희이다. 빼어난 외모에 성격까지 좋은 그녀이지만, 과거 연애 때부터 하나같이 속 빈 강정 같은 남자들을 많이 만나와 주변인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동진의 사업을 내조하고 있다.
"선희 인스타에 남편 다시 올렸더라. 이혼하네 마네 하더니 결국 받아줬구만."
"어. 결국 선희가 남편 용서했나보더라고. 어휴 바람이 웬 말이야 정말. "
"그닌까. 동진씨 솔직히 너무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해서 행여나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역시나였지 뭐.
사실 선희한테 동진씨 너무 아까워. 선희 너무 예쁘잖아. 정말 차원이 다르게 예쁘고 성격도 착한데 왜 하필 그런 남자랑......"
"자기 팔자지 뭐. 선희는 진짜 괜찮은 남자들이 자기 좋다고 하면 본인이 되려 부담스러워하고 쭈뼛대는 편이잖아. 그게 그 남자가 자기 손 안에 안들어오는 남자여서 그렇거든. 잘난 남자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능력인데 그럴 자신은 없는 거지.
근데 동진씨같은 경우는 부담없는 외모에 성격은 호방하잖아. 그리고 술자리도 좋아하고 주도적이라 뭔가 능력에 비해 더 능력있고 자신감있게 보이는 편이고. 사실 우리같은 사람들은 동진씨 그냥 속 빈 강정인거 아는데, 선희같이 예쁜데 자존감 낮은 여자들이 유독 거기에 꼬이기도 하지.."
"그나저나 너는 네 남편이 동진씨처럼 바람 나면 용서할거야? 난 진짜 바로 이혼소송할 것 같은데"
"그게 말이 쉽지 쉬운게 아니야. 연애라면 바로 헤어지고 결혼 준비중이라면 바로 파혼하겠지만, 결혼 생활 와중에 바람은 확실히 신중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잖아.
그 최근에 아옳이가 서주원 바람 났을 때, 본인이 꽤나 절실하게 잡았던 것을 어필한 걸 본 적 있는데, 뭐 물론 이런 여론 플레이와 재산 분할 과정에 있어서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을 어필하려고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선택한 가정인데 이걸 깨고 나온다는 것이 큰 용기긴 해. 이혼이 말이 쉽지 절대 쉬운 게 아니잖아. "
"또 재산 분할 문제도 있어. 선희 사실 결혼하고나서 일 바로 관뒀잖아. 사실 재산 분할이라는게 가정에 기여도를 따지는게 큰데 가정주부 입장에서 이혼하게 되면 받아봐야 2000만원 정도닌까..... 막상 선희가 이혼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크지. 선희는 아이가 없지만 아이 있어도 양육비도 마찬가지야. 정말 최대로 받아봐야 달에 288만원인데 솔직히 그걸로 뭐 어떻게 애를 키워. 경제적인 것만 봐도 막 자존심 부릴 일도 아닌거야."
"맞아. 쉬운 일은 아닌데... 근데 또 어떻게 같이 보고 사냐? 보기만 해도 화딱지 날 것 같은데."
"더 화딱지 나는 상황은 뭔 줄 알아? 둘이 이혼했는데, 동진 씨가 먼저 재혼이라도 해봐라. 내가 봤을 때 그 성격에 분명 꽤나 빨리 할텐데, 그 여자가 괜찮든 별로든 그거 솔직히 견딜 수 있겠냐고 선희가. 우리도 생각만해도 아찔한데."
"그럼 어떻게 해? 바람 펴도 참고 살아야해?"
"아니 그럴 건 절대 아니지. 진짜 쓰레기같은 놈이고,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싶지 않다면 바로 그만둬야지. 그치만 냉정하게 이혼할 게 아니라면, 결국 대화로 많이 풀고, 용서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 거 같기도 해. 배우자가 나를 배신했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사로잡히면 결국 둘 다 괴로운 거닌까."
"에휴. 머리론 알겠는데, 진짜 쉽지가 않다. 겪고 싶지도 않고..."
"그러게. 그래서 선희가 한편으론 대단해. 안쓰럽기도 하지만.... 요즘은 같이 이곳저곳 많이 다니더라고."
"그닌까. 인스타라 아무렇지도 않은 사진을 올리는 건지, 정말 괜찮은 건진 잘 모르겠다."
"그러게. 괜찮길 바라야지...."